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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鳥之將息必擇其林-스승을 잘 선택하라

꽁지머리조 2007. 3. 22. 11:17
 


스승을 잘 선택하라


鳥之將息必擇其林 人之求學乃選師友

<자경문>


새가 날다가 쉬려고 할 때는 반드시 그 쉴만한 숲을 잘 선택해야하고

사람이 배우기를 구할 때는 역시 스승과 도반을 잘 선택해야한다.


해설 ; 고려의 야운비구(野雲比丘)가 저술 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자경문(自警文)이라는 글 중의 한 구절이다. 자경문이란 계초심학인문(誡初心學人文), 발심수행장(發心修行章)과 함께 출가수행을 위해서 입산을 하게 되면 사미계를 받기 전에 행자실에서 목청을 돋우어서 외우는 글이다. 서당에 들어가서 한문 글을 읽어 본 적도 없는 현대인들이고 보면 그 글을 읽는 소리가 여간 힘들어 보이고 어색하게 들리지가 않는다. 그래도 아등바등 억지로라도 읽어서 외우고 외워서는 다시 가르치는 스님 앞에 외워 바쳐야 한다. 그것이 행자시절에는 큰 과제고 곧 수행이기 때문이다.

자경문에 말하기를 “말법시대에 부처님이 열반에 드신지도 오래 되었고 삿된 소견을 가진 마군들은 강하게 설쳐대고 진리를 가르치고 바른 법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약해졌으며 지혜로운 사람들은 적고 어리석은 사람들은 많다. 그래서 내가 좁은 소견을 무릅쓰고 스스로를 경책한다.”는 열 가지 내용 중에 하나로서 “훌륭한 스승과 도반들을 가까이 하고 삿된 견해를 가진 사람들과 사귀지 말라.”는 뜻의 글이다.

새가 날다가 쉬려고 할 때 그 숲과 나무를 잘 선택하게 되면 잠간이라도 머무는 것이 안전하고 편안할 것이며, 사람이 배우기를 구할 때 그 스승과 도반을 잘 선택하게 되면 그가 배우는 일이 또한 더욱 높아지기 때문이다. 새가 만약 앉을 자리를 잘 선택하지 못하면 그물에 걸리게 되고 뱀이나 사람에게 잡혀 먹히는 꼴이 되리라. 배우는 일도 그와 같아서 스승과 친구를 잘 못 만나면 악의 길로 들어서고 인생을 망치는 일이 생길 것이기 때문이다.       

이 시대에는 옛날과 달라서 일생동안 수많은 주의주장과 사상과 정보들을 접하면서 살 수 밖에 없다. 모든 분야에 너무나 많은 정보들이 쏟아지기 때문에 혼란하기 이를데 없다. 더구나 현대사회란 것이 물질의 발달과 감각적 쾌락과 부의 축적 일변도로 치달으며 거의 정신들을 잃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의 마음은 그 어느 때 보다도 더 많이 어리석고 어두워져 있다. 그러므로 배움을 구하는 일에 있어서는 상식과 지혜를 십분 활용하여 잘 살피고 잘 선택해야 한다. 특히 종교를 선택하여 신앙을 갖는 문제에 있어서는 더욱 신중하게 깊이 생각하고 잘 살피지 않으면 안된다.

비록 다행하게도 불교라는 범주 안에 들어왔다 하더라도 마음을 놓을 일은 아니다. 모두들 불교라는 간판을 걸고 있어도 비불교적 행태가 얼마나 많은가. 또한 정직하지 못하여 삿되고 거짓된 요소들은 얼마나 많은가. 입으로는 전법도생(傳法度生)과 정법구현(正法具現)을 외치고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가 못하다. 이제 막 불교를 믿고 배우려는 사람들은 참으로 잘 선택하지 않으면 불교를 믿지 않은 것만 못한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하물며 비상식적이고 비이성적이며 전근대적인 종교를 선택하여 그것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가르침이며 세상을 모두 구원하는 최상의 종교라고 생각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야 그 인생이 어떠하겠는가. 불을 보듯 명약관화한 일이다. 하는 말마다 아수라와 같은 공격적이며 투쟁적인 표현으로 수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상처를 주어 조용하고 선량한 사람들에게 투쟁심을 불러일으켜서 모두를 똑 같은 아수라가 되게 하면서 그것이 종교적인 신성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이 일은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다. 그리고 그러한 집단이 매우 많다는 것이 참으로 우려된다. 진정으로 연민의 마음이 일어나지 않을 수 없다. 

물질문명이 발달할수록 사람들의 정신은 더욱 어둡고 캄캄해져 간다. 사상을 받아드리고 종교를 갖게 될 때, 그리고 어떤 주장과 선동하는 말을 들을 때 천번 만번 살펴보고 생각하고 또 생각해서 따라야 하리라. 새가 날다가 쉬려고 할 때 그 나무를 잘 선택하지 못하면 곧바로 그물에 걸려 목숨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출처 : 염화실
글쓴이 : 無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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