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잡글

견 공 삼국유사

꽁지머리조 2006. 8. 26. 22:48

                     犬公 三國有史

   개발바닥을 들여다 보아라.

   발바닥에 새카만 굳은살이 박여 있었다.

   그 굳은살 속에는 개들이 제 몸의 무게를 이끌고 이 세상을 싸

   돌아다닌 만큼의 고통과 기쁨과 꿈이 축적되어 있었다.

   그 굳은살은 땅을 딛고 달릴 마큼 단단했고 충격을 버틸 만큼

   폭신했다.개발바닥의 굳은살은 개들의 三國有史였다.

   수억만 년 전 ,어느 진화의 갈림길에서 나 는 개들과 헤여졌던

   모앙인데, 개발바닥의 삼국유사는 그수억만 년의 시간을

   거슬러서 내 앞으로 당겨주었다.

   그래서 나는 세상의 개들을 대신해서 짖기로 했다.

   짖고 또짖어서,세상은 여전히 고통 속에서 눈부시다는 것을

   입증하고 싶었다.

   쉬운 일은 아니었다.  쉽지가 않으므로,온 마을의 개들이

   따라서 짖을때까지, 인간이 인간의 아름다움을 알게 될때

   까지 나는 짖고 또 짖을 것이다.

   인간의 마을마다 서럽고 용맹한 개들이 살아남아서

   짖고 또 짖으리.

   개들아 죽지마라!

 

                                                        김 훈 의 개 에서